보도자료
은톨이 50만 시대…정부·지자체·민간 ‘복귀’ 힘 모아야
작성자
빅드림
작성일
2025-06-30 16:38
조회
169
- 2025.05.19 06:00
- 뉴스웍스 허운연 기자
- 출처 : 뉴스웍스(https://www.newsworks.co.kr)


방 안으로 숨어버린 청년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19~34세 청년 20명 중 1명은 고립·은둔 상태로 파악된다.
고립은 사회적 활동이 현저히 줄어 취약한 상태로, 긴급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 자본이 부족한 상황을 말한다. 은둔은 자본이 결핍돼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자신을 제한된 거주 공간(방 또는 집)에 스스로 가두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이 ‘청년기본법’에 따라 실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거의 집에만 있는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5.2%(임신·출산·장애 등 1.3% 제외)로 나타났다. 2년 전 조사(2.4%)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고립·은둔 이유로는 취업 어려움이 32.8%로 가장 많았고, 인간관계 어려움(11.1%), 학업 중단(9.7%)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 54만명이 고립·은둔에 처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년의 고립·은둔인 하루이틀된 문제는 아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들은 청년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열일하고 있다.
◆고립·은둔청년 돕는 청년미래센터, 전국 확대
지난 3월 국회에서는 정책 사각지대에 있던 위기·아동청년에 대한 최초의 공적 전담 지원체계 마련을 담은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통과됐다.
약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될 예정인 법률안은 가족을 돌보거나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아동과 청년을 공적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해 발굴부터 신청·접수·상담을 거쳐 맞춤형 지원을 제공·연계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자립을 돕게 된다.
작년에는 위기 청년 지원을 위한 원스톱 지원 창구인 청년미래센터가 4곳 시범 운영됐다. 김민주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장은 청년미래센터의 역할에 대해 “고립·은둔 청년의 발굴 및 초기상담을 통해 고립 정도에 따라 간단한 사회 참여 프로그램부터 심층 심리상담 및 가족·대인관계 회복 프로그램, 공동생활형 특화 프로그램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일정 수준의 회복 이후에는 고용노동부의 일-경험 지원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자립 기반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청년미래센터를 전국으로 단계적 확대하고, 우수 위기청년지원기관 인증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골든타임’ 늦지 않아야…”초기에 선제 발굴·개입 필요”
전문가들은 지금이 ‘골든타임’라는 인식 아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해 11월 백종헌 국민의힘 국회의원 주최, 민간 통신사 뉴스웍스 주관으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김연은 생명의전화 종합사회복지관장은 “청년 고립·은둔은 일부 청년이 겪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적절한 개입과 대응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장기적인 고립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립 초기에 선제적인 발굴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청년 본인과 가족,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고립·은둔 청년의 회복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라며 “공공의 자원을 활용하는 지원사업이다 보니 취업, 진학 등 가시적이고 단기적 사업 성과가 요구되기도 하지만 정량적 성과지표는 지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고립·은둔 청년이 사회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년의 자발성과 강점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끌어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사업 참여 종료 이후에도 사후 모니터링을 포함해 재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청년기지개센터로 고립청년 지원 열심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시도 고립·은둔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24년 ‘외로움 없는 서울’ 만들기 일환으로 전국 최초 고립·은둔 청년 전담 기관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개관하고, 센터를 구심점으로 45개 기관과 민관협력 생태계를 구축했다.
서울시와 협력을 시작한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작년 고립·은둔 청년의 신체건강 회복을 위해 69개 항목에 대한 건강검진과 마음건강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건강검진을 받은 고립·은둔 청년 48명은 오랜 시간 불규칙한 생활로 나빠진 건강을 돌보고, 일상 속 건강관리법을 상담받으면서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게 됐다.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에는 고립·은둔 청년 476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20명은 정식 작가등록을 통해 전시 및 출간 활동을 하는 등 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서울시와 4자 협약을 체결한 빅드림·KMI한국의학연구소·헬스경향은 화상·피부질환 등 외형적 신체질환으로 바깥 활동을 꺼리는 은둔 청년의 치료와 회복을 돕고 있으며,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통해 발굴된 은둔 청년 5명이 사업에 연계됐다.
김주희 서울청년기지개센터장은 “고립·은둔 상황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과 사회 참여의 동기를 얻고자 하는 청년이라면, 서울시 청년정책 플랫폼인 ‘청년몽땅정보통’을 통해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며 “직접 신청이 어렵다면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이 대신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총 50여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올해도 청년들의 수요를 반영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추진할 예정”이라며 “아직 외출이나 대면 활동이 어려운 청년을 위해 온라인 기재개센터를 통해 온라인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 중이다. 신청 후 장기간 미참여 상태인 청년에게는 ‘리마인드 키트’와 청년정책 정보를 제공해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참여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이 그리운 친구들…자립적 삶의 이행에 관심 가져달라”
이처럼 고립·은둔 청년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은 늘 우리 주변에 있다. 사단법인 씨즈는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두더지 땅굴’과 오프라인 공간 ‘두더집’을 운영 중이다.
씨즈는 4년간 400명 이상의 고립·은둔 청년과 가족을 지원 중인 단체로 ‘두-더잡 일경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고립·은둔 청년들(19~39세)에게 4개월가량 일하는 경험을 지원함으로써 은둔 청년이 자립생활에 대한 의지를 다지도록 돕는다.
올해 설날을 앞두고는 사람이 어려운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따뜻한 식사 자리도 마련했다. 지난 2022년부터 명절에 혼자 시간을 보내는 청년들을 위해 한 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은애 씨즈 대표는 “사람을 두려워하지만 사람이 그리운 친구들”이라며 “고립·은둔 청년들의 느린 속도와 예민함이 강점이 될 일자리 수요가 분명 존재한다”며 “청년들의 자립적 삶의 이행에 많은 사회적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